전시 EXHIBITION

드러난 땅은 기억이 없다

 <드러난 땅은 기억이 없다>는 과거 땅에 묻히게 된 사람들의 유골과 함께 오랜 시간동안 흙 속에 남겨져 있었던 당시 주변환경의 자연적 지문을 찾아 나서는 작업이다. 

 역사현장에서 채취한 토양으로부터 발견한 미시적 흔적들을 이용해 과거 사건이 일어난 환경의 식생과 장소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 전시에서는 1950년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된 수천여명의 희생자들의 유골 발굴현장에서 토양을 채취하여 그 속에 살아있었던 미세한 물질들을 탐색하고 연구한 과정들을 기록물로 전시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도움을 받아 골령골에서 수집된 토양에서 꽃가루를 비롯한 유기물 화석을 추출해 화분(꽃가루)분석 작업을 진행하였고, 이로부터 관찰된 유기물들을 토대로 당시 골령골의 공기와 장소성을 대변하는 작품을 영상, 사진, 아카이브로 제작하였다.

 이 작업들을 통해 미시적 차원에서 발견한 역사의 기념비이자 자연이 남긴 유물을 통해 땅 속에 간직되어 있던 흐릿한 풍경을 들춰내고 싶었다.

 또한 골령골의 표면을 덮고 자생하는 식물들, 그리고 그 곳에 자리잡은 주택과 도로들을 바라보면서, 표면 위로 드러난 땅의 시간은 측정될 수 없고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자연의 본성을 통해 과거의 기억이 무심하게 지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전시의 제목을 통해 전해 보고자 한다.

기간
2022-09-22 ~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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